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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재밌는 에피소드

어릴적 모르고 게이바(빠)에서 하루 아르바이트 했던 추억 -2부

by 나벤져스 2020.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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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바로 그 날 거기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게 지금 생각을 해보면 꼭 그러지는 않았어도 되는데

막 제대하고 워낙 패기(?)가 넘치던 시절이라 돈이 된다길래 혹했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게 사장한테 계속 손님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 뭐 등등 이야기를 듣다가 볼일이 보고 싶어 화장실을 갔다.

화장실은 가게 내부에 있었는데 내가 소변을 보고 있는데 가게에 있던 한 손님이 내 옆에 와서 볼일을 보는데

자꾸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ㅋㅋㅋㅋ 아니 남 소변보는데 굳이.... 이때 처음 약간 소름 아닌 소름;

 


그러고 다시 나와서 사장하고 앉아서 다시 대화를 나누는데 갑자기 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안경을 낀 정장 차림의 남자가 들어왔다. 손님이었다. 사장 말로는 가게 단골손님 중 하나고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돈이 좀 있어서 팁도 많이 주는 손님이라는 말도 하면서 ㅋㅋㅋ 

 

어떤 양주인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중년 손님은 양주 1병을 시켰다. 그렇게 내가 양주를 가져다주고

돌아서는데 나에게 말을 거는 것이었다. 

 

중년 남성: 새로 왔어? 몇 살이야?

나: 네? 아.. 네 오늘 왔어요. 23살이고요. 얼마 전에 군대 제대했어요.

중년 남성: 그래? 아직 군바리 티가 있네~ 잠시 좀 앉아봐.

 

그렇게 얼떨결에 그 중년 남성 옆에 앉았다 ㅋㅋㅋㅋ

 

 

 

 

그 중년 남성은 자기가 뭐하는 사람인지 어디에 거주하는지 돈을 얼마를 버는지 등과 같은 본인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사업을 한다고 했는데 월에 천만 원 넘게 번다고 했던 것이 기억나고 넓은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는 말을 했다. 당시 월 천만 원이면 지금으로 치면 물가 대비 1.5배 정도는 된다고 보면 일반 월급쟁이는 절대로 벌 수 없는 돈이긴 하다. 

 

그리고 본인도 내가 본인과 같은 이반(게이)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게이 세계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다.

살면서 그런 세계와 가치관? 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듣게 되는 순간이었다. 사실 난 당시에 그런 게이 세상에

딱히 관심도 없었고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었고 얘기 자체는 나름 그냥 흥미 위주로 들을 만은 했다.

 

그렇게 그 중년 남성은 말이 많았고 나에게 술을 권해서 같이 술 몇 잔을 마셨다. 뭐 그 정도야...

 

그런데 문제는 그 후부터 발생했다. 

 


대화가 이상하게 흘러갔다. 그 중년 남성이 어느 정도 대화가 좀 흐르고 나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막 제대했으면 아직 수입도 없을 텐데 휴대폰 요금이나 그런 생활비는 어떻게 조달하냐고 물으면서 자기가

내 휴대폰 비용 정도는 그냥 내주고 ㅋㅋ 본인이 혼자 살기에 본인 집에 한 1주에 2번 정도 놀러 와서 같이 있으면 용돈도 넉넉히 준다는 것이었다. 응?????????????ㅋㅋㅋㅋ

 

 

정말 소름이 돋는 얘기였다. ㅋㅋ 아니 본인 집에 날 불러서 무슨 짓을??..... 

난 동성애자도 아니거니와 설사 동성애자라고 하더라도 나이가 30살 많은 아저씨와 무슨...

 

일단 거기에서 확 깼다. 말하는 게 너무 웃겼다. 나도 여자를 만나고 데이트도 하고 선물도 사주고 하려면 

돈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물론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게이 아저씨와 그런 이상한 관계를 

맺으면서 돈을 벌 수는 없는 노릇이고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ㅋㅋ

 

난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또 하는 이 중년 남성 자꾸 옆에 앉아있는 나에게 약간의 신체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꾸 내 허벅지 쪽에 은근슬쩍 손을 얹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사실 화도 나지 않았다. 

 

상황을 냉철하게 생각해보니 여기는 게이바였고 당연히 대부분의 손님은 게이일 테고 게이바에 게이가 와서

일하는 남자 직원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자리에서 일어나서 사장에게로 갔다. 

 

아무래도 저는 여기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처음에 사장은 나보고 아직 처음이라서 그런 거라고 

저 손님 같은 경우는 팁도 많이 주고 뭐 매너가 좋다고 등등 ㅋㅋ 다시 생각해보라고 나를 설득했다.

 

하지만 난 죄송하다고 아니라고 하며 그 자리를 나왔다.

 

지하 1층에 있던 가게를 나와서 1층에 올라와서 담배를 한 대에 불을 붙이자 큰 한 숨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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