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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재밌는 에피소드

내 자취방에서 물건과 돈을 훔쳐간 그녀 - 꽃뱀도 아닌 잡도둑

by 간기남K 라때는말야 2020. 3. 14.

예전에 충남 천안에서 자취를 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살면서 1회성 만남을 수없이 하면서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오래 기억이 남는 경우가 몇 가지 있는데 아래와 같다. 

 

1. 정말 외모나 성격 등 상당 부분이 내 이상형인 경우

 

2. 다른 거 다 떠나서 정말 몸매가 소위 지리는 경우

 

3. 어떠한 좀 특이한 사건이 있었거나 이와 비슷한 경우

 

 

예전에 인터넷 채팅 세이클럽으로 만났던 그녀, 내 자취방에서 내 금반지와 현금을 들고 갔던 그녀는

아무래도 3번에 속하겠다.

 

 

 

 

 

당시 나는 천안에 있는 모대학에 복학해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세이클럽이라는 채팅(당시에 무료)이 대유행을 하던 시절이었고 물론 세이클럽에는 음악방송이나 다른 여러 콘텐츠가

있었지만 난 오로지 번개팅(만남)을 위해서만 세이클럽을 자주 접속했었다.

 

여느 때와 같이 심심해서 채팅방을 개설하고 시간이 좀 지나자 입질이 왔다.

지금은 세이클럽과 같은 채팅사이트도 없지만 그때는 세이클럽 하나로도 쉽게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지금 스마트폰의 소개팅어플과 같이 사진 올리고 프로필 작성하고 그런 노력도 필요가 없는 시대였다.

 

내가 세이클럽에서 항상 열었던 대화방의 제목은 정말 단순 무식하기 짝이 없었다.

 

"천안 자취해요~같이 술한잔 하고 놀 여자분 와요~  항상 이런 식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방을 파도 곧 잘 여자가 대화방에 와서 대화가 오가고 대화가 통하면 쉽게 만나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가끔 조건만남(성매매)을 찾거나 업소 광고를 하는 채팅 유저도 있었지만 난 일반인만 상대했다.

 

그녀와의 만남은 아주 평범했다. 택시를 타고 내가 자취하던 모대학교 근처에 와서 학교 앞에서 가볍게 한 잔 하고

여성이 나한테 호감이 있거나 하면 자연스럽게 자취방에서 2차로 술을 마시고 뭐 그 뒤에는 또 자연스러운....

 

그녀와의 첫 만남도 그 루트대로 흘러갔다. 여름이었는데 아주 짧은 핫팬츠에 약간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 단발머리

키는 164~5 정도에 상당히 늘씬한 당시 20살이라던 그녀(아니 도둑).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백조인데 그냥 집에서

자꾸 부모님하고 싸워서 친구네 집에서 얹혀살기도 하다가 집에 갔다가 다시 나오고 뭐 그러기를 반복한다고 했다. 

 

 

채팅으로 그렇게 처음 만나서 그 날 같이 있다가 다음날 좀 늦게 내 자취방에서 그녀가 나갔고 그 뒤에도

자꾸 연락이 왔다. 난 채팅으로 또 다른 여자를 찾기에 바쁘기도 했고 쉬고 싶은 날에는 쉬었지만 대학교

방학에는 많은 날을 친구가 운영하는(유흥업소) 가게에서 매니저 일을 했기에 어지간하면 딱히 시간을 내서

만났던 여자를 다시 만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자꾸 내 자취방에서 며칠씩 있다가 가면 안되냐고

귀찮을 정도로 연락이 왔다. 

 

내 느낌에는 정말 나한테 호감이 있거나 혹은 내가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 같지 않고 그냥 마땅히 잘 곳이

없거나 혹은 심심한데 어떤 날엔 친구가 시간이 안돼서 그냥 내가 편하니까 연락을 하는 것이었다.

 

자취방에 놀러 온다는 걸 자꾸 내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피하다가 어쩌다 타이밍이 좀 잘 맞아서

한 번 더 내 자취방에 오게 되었다. (이 날 나도 심심하고 마땅히 뭐가 없었음) 처음 만났던 날과 같이

집에서 소주 마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꾸 우리 집에서 한동안 지내면 안 되겠냐고 하는 것이었다.

아니 무슨 가출한 청소년도 아니고... 대학을 안 갔다지만 엄연한 성인인 여자애가 사람 귀찮게 말이다...

 

그래서 술을 마시다가 내가 안된다고 하고 좀 짜증을 냈더니 오히려 본인이 더 짜증을 내는 것이었다.

 

왜 그냥 그런 거 있다. 괜히 뭔가 코가 낄 거 같다고 표현을 하는데 딱 그런 느낌.

짜증이 나서 필요 이상으로 술을 많이 먹고 내가 취해서 먼저 그냥 잠이 들어버렸다. 내 자취방이기도 하고..

 


다음날 약간의 숙취와 함께 깨어보니 그녀가 없었다. 그냥 갔나 보다 하고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이

술상 하고 방을 치우다가 뭔가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나도 사람이라 촉이라는 게 있어서.

 

이상한 느낌이 들자마자 바로 내 책상 서랍과 물건 정리함을 열어봤다. 아니다 다를까 분명히 있어야 할

나의 반지와 집에 보관하던 현금이 사라진 것이다. 그녀에게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잠이 들어 버려서

직접 물건을 가져가는 걸 보지는 못했지만 사실 너무 뻔한 경우가 아니겠는가?

 

 

분명 그녀가 자취방에 놀러 오기 전에는 있었고 그 후에는 반지를 차고 외출을 한적도 없었거니와 친구가 운영하는

업소에서 일을 하고 매출이 발생하면 거의 바로 현금으로 받아서 집에 일정량의 현금을 보관했기에

갑자기 현금이 사라진 것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문자를 남겼다.

 

"내 방에서 금반지하고 돈 가져간 거 다 아니까 가져와라. 신고한다"

 

이렇게 문자를 보냈고 몇 시간 지나서 답장이 오길래 전화를 했더니 그녀가 하는 말이 어이없었다.

 

"무슨 반지? 모르는데? 증거 있어?

 

약이 오르기도 하고 너무 괘씸했다. 일단 신고를 하는 걸 알아보기 위해 경찰서로 전화를 했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신고는 가능한데 확실한 증거나 목격자가 있는 게 아니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는

식의 대답이 들려왔다. 여기에서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솔직히 신고를 하면 진술서도 쓰고 뭐 이런저런

절차가 있을 텐데 경찰서도 가야 하고 여러모로 귀찮기도 했다.

 

지금도 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당시에는 더 어리기도 하고 다양한 경험이 지금보다

부족했기에 이런 상황 자체가 난감하기만 했다.

 


결국 억울했지만 정식으로 신고를 하지는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을 잊게 되었다. 뭐 거창하게 교훈까지는 

아니지만 이 일이 있고 나서 자취방에 처음 보는 여자를 데려 오는 경우가 생기면 귀중품을 좀 따로 구석에

숨겨 놓거나 더 신경을 쓰게 되는 버릇이 생기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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